COMMISSION ㅁㅇ님 커미션
*반짝타입
*2636자 중 823자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내가 너에게 했던 고백은 무모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덧없이 피어나 흐드러져 떨어지는 꽃잎을 주워 다시 나무에 붙일 수 없는 것처럼. 만개한 꽃잎이 평생 만개한 채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이. 그래도 꽃이어서 다행이야. 꽃은 맺히고 떨어지는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니까. 무모한 고백이더라도, 이 무모함 덕분에 너의 답이 거절이라면 한때의 치기로 넘길 수 있고 승낙이라면 네게만 몰두한 채 사랑할 수 있는 거였으니까.
“너와 나 사이에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어. 물론 남자가 아이를 배지 못한다는 건 알아. 내 말은, 베이비 페이스로 말이야…. 우린 분명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 거야. G,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일부러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눈질으로라도 네 반응을 살피려 했으나 내려온 앞머리가 시야를 가렸다. 평소라면 그건 또 무슨 말이냐며 욕지거리를 내뱉었을 너는 이상하게도 한참을 조용했다. 차라리 더럽다며 밀치고 욕했다면 난 쉽게 밀려나 한껏 상처받은 표정으로 돌아설 텐데, 네게 동정이라도 받아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었을 텐데. 네가 날 신경 썼으면 좋겠어. 그렇게 해서라도 떠올려줬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만 들었다. 사실은 그런 와중에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웃음은 진작 멎어있었고 숙였던 고개는 여전히 들 수 없었다. 이렇게 된 거 고백 대신 키스라도 해볼걸. 낯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네가 먼저 떠나주길 바라던 중 내 시야에 네가 담겼다. G 내 멱살을 잡아당겼다.
*
누가 말하는지도 모를 만큼 같은 톤의 목소리들은 오래, 길게 늘어졌다. 한 번도 G가 암살팀의 모두에게 이런 말을 먼저 꺼낼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기뻐. 마음 한 켠이 부푸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마음 한 켠 정도가 아니야. 이미 뜨고 있는지도 몰라. 여전히 풀린 낯으로 상상 속에 빠져 천천히 떠오르려던 찰나 기앗초가 맞잡은 손에 힘을 싣는다.
“나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얼빠진 표정 하고 있지 마, M. 알아 들었냐.”
G와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마음이 맞는다는 건 서로가 서로에 가까워지는 걸지도 모르겠어. 정신부터 몸까지 겹쳐지는…. 낯에 열이 오른다. 나는 G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혀로 입술을 훑었다.